어제 <구르미 그린 달빛> 3회 잘 보셨나요?

박보검 얼굴 보다가 1시간 후딱 간다는 분들도 많으시죠?


어느 댓글에 이런 글이 달려 있더라고요. "박보검은 얼굴만 가지고 배우할 거 같이 생겼는데 연기도 잘하네"라고요. 미모에 연기력에 인성까지 인간 비타민 박보검의 매력은 어디까일까요?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서 형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하는 박보검을 보면 정말 힐링되는 것 같아요. 나도 보검이처럼 이 세상 감사하고 착하게 살아야지라고 생각까지 하게 하는 걸 보면... 사람 홀리게 하는 보검매직이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되는 것 같아요.



아무튼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은 효명세자 역에 완벽히 몰입한 듯 회를 거듭할 수록 입체적인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삼놈이 김유정 앞에서는 능청스럽고 개구진 세자 이영의 모습이다가도 이리저리 휘둘리는 무기력한 왕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설움과 분노를 벌개진 눈으로 표출하는 장면은 아주 카리스마가 넘치더라고요. 

또 세도가 신하들에게는 어리숙하게 구는 것 같다가도 급 냉소적인 태도로 돌변하여 좌중을 압도하니 장면 장면마다 그야말로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네요. 치밀하고 계산적인 이영의 전략...이랄까요. 똑똑한 배우 박보검의 연기는 놀랄 노자네요.



우리 귀여운 홍삼놈이 김유정도 얼굴 만큼이나 연기도 열일하고요. 내시 복장을 하고 있어도 저러고 깜찍하다니 삼놈이가 여자란 걸 눈치챈 사람이 윤성이 뿐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여장 남자는 <성균관 스캔들>의 박민영이 최고 사랑스러웠는데 김유정의 홍라온도 너무 예쁘네요.

<구르미 그린 달빛>의 효명세자와 홍라온은 박보검과 김유정 그 자체!



드라마 방영 내내 명품 배우들의 조연 연기가 빛을 발했지만 어제 3회에서 그려진 순조(김승수 분)와 숙의 박씨(전미선 분)의 애틋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물 설명을 보니 숙의 박씨가 순조의 유일한 후궁이라는데 외척 눈치에 7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하고 마음을 담은 서신도 능금 식초를 이용해서 비밀리에 전달해야 한다니 이건 뭐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인건지 조금 이해가 안 되기도 했고요. 



조선 시대는 왕이 원하면 후궁을 비롯한 궁녀들은 언제든 취할 수 있고 수틀리면 언제든 제멋대로 정치를 할 수 있는 거...아니었나요? 너무 폭군들만 생각했나.. 하긴 왕이 후궁의 처소에 갈 수 있는 일자도 모두 정해져 있었다니 생각보다 왕 노릇은 빡빡하고 그닥 유쾌하지만은 않았겠죠.


하여간 <구르미 그린 달빛> 방영 내내 순조는 효명세자의 말마따나 일국의 왕이면서도 아무것도 못하는 허수아비로 그려졌어요. 보면서 왕의 힘도 무력해지는 세도정치의 힘이 어느 정도였을지, 이때의 혼란한 정국은 어떻게 흘러갔는지가 꽤 궁금해지더라고요.


특히 순조가 쇠약해지게 된 큰 원인 중 하나였던 홍경래의 난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되었어요. 학교 다닐 때 홍경래의 난에 대해 배웠던 기억은 나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 전반에 걸쳐 큰 줄기 사건으로 드러나니 드라마에 더 빠지기 위해서라도 알아봐야겠더라고요.


그런데 의도치 않게 스포를 하나 발견했지 뭐에요.

바로 <스포주의요 ㅠㅠ. 알고 싶으신 분은 마우스로 긁어 주세요.>

 홍라온이가 바로 홍경래의 딸이라는...설정을요.


어쩐지 라온이 어머니가 라온이를 세차게 몰아치며 너는 남자라고 할 때부터 이 아이는 출생의 비밀이 있겠거니 했는데...또 그렇게 고운 얼굴로 남장을 하며 삼놈이로 살아가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라도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긴 했었는데. 설마 역적(조정의 시각) 홍경래의 딸이라는 설정인 줄은 눈꼽만큼도 예상을 못했더랬죠. 아참. 라온이 삼놈이 모두 홍가였구나.ㅠㅠ


<구르미 그린 달빛>의 메인 포스터가 왠지 로미오와 줄리엣 느낌이 나더니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아무튼 작품을 보기 전 스포를 보는 것을 즐겨하지 않아서 <구르미 그린 달빛>의 결말 비스무리를 암시하는 듯한 이 스포가 조금 곤란하게 느껴지네요.


효명세자가 21세의 요절한다는 역사적 사실에 이런 설정까지 알게 되니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궁금해지기는 해요. 기사를 찾아보니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시각에 제작자 측은 '아직 결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소설과 역사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결말을 고민하고 있다'니 애청자로서 쭉쭉~ 지켜보면 되겠네요.


스포는 여기서 각설하고요, 인터넷에서 홍경래에 난에 대해 찾아보니 ebs의 <역사 e뉴스>가 보기 좋게 영상으로 정리되어 있었어요. 영상에 따르면 


"평안도 용강에서 태어난 홍경래(1771~1812)는 조선 후기 일어난 농민 봉기의 우두머리로 지역 차별과 탐관오리의 착취에 반대해 대규모 봉기를 일으켰다. 이 봉기에는 몰락한 양반은 물론 가난한 농민과 중소 상인, 광산 노동자 등까지 힘을 합하였다."

http://primary.ebs.co.kr/course/naver/preView?courseId=10005149&stepId=STEP10006265&lectId=LS0000000010179162&clipId=CS000000000000001173


홍경래는 스스로를 평서대원수라 부르며 썩은 세도 정치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격문을 띄웠습니다.


평안도 지역은 예로부터 단군조선의 터전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큰 공을 세운 인물이 나온 곳이다.

그런데도 조정에서는 우리를 무시하고

세도 가문이 권력을 쥐고 백성들을 괴롭힌다.

이제 병사를 일으켜 백성들을 구하고자 한다.


평안도를 휩쓸은 홍경래의 난은 그러나 토지 제도 개혁이나 신분제 폐지 같이 농민층을 끌어들일 만한 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하며 다른 지역 백성의 호응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란이 일어난지 약 5개월만에 정부군은 정주성에 고립된 봉기군을 함락시키고 잔인하게 보복하였다고 하네요. 


전투가 끝난 후 살아남은 사람은 모두 2,983명이었으나 그 가운데 여자와 어린아이 1,066명을 빼고 열 살이 넘은 소년과 노인을 포함한 1,917명을 모두 죽였다니 말이에요. 

드라마 속에서 홍경래의 난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해 바들바들 떨고 정부군이 죽인 수많은 백성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순조의 모습이 떠오르는 대목이에요.


<신미년 정주성 공위도> 서울에서 파견된 정부군이 정주에서 농민과 대치하고 있는 광경 중 일부. 

출처는 네이버 학생백과입니다.


그러고보니 드라마도 보고 역사 공부도 하고...

기특한 <구르미 그린 달빛> 오늘 4회도 정말 정말 기대됩니다.


참참. 어제 끝에 효명세자가 자기 이름을 라온이에게 알려 주는 부분... 

이영 커밍아웃 세밍아웃 ㅋㅋㅋ 

아주 압권!이었습니다!

Posted by 양군.